2020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예상은 했지만 트럼프와 접전을 펼치며 힘겹게 대선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는데요.. 트럼프가 쉽게 승복하지는 않겠지만요.
이를 바라보는 중국의 속내는 어떨까요? 지금껏 미국과의 불화가 바이든이 당선되며 해소되는 양상일까요? 그 내면을 한번 들여다 봅시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양측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바이든이 중국에 집중해 "바이든의 승리는 중국의 승리"라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바이든은 "트럼프야말로 중국을 상대해 왔다"고 비난하며 트럼프와는 다른 방식의 중국 포위망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바이든의 국제주의적 전략은 트럼프와는 다른 의미로, 중국에 대한 큰 압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 대한 대응은 11월 미국 대선의 한 주요 의제가 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바이든을 친중국적이라고 비판하지만 정작 중국은 바이든 당선에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디커플링(중국과의 전면적인 단절)을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1일, 지지자의 앞에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미국인이 중국어를 배워야 할 것이다」라고 발언.민주당의 대통령후보가 된 바이든이 친중국적이고, 중국에 안이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바이든에는 그동안 중국을 옹호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1979년 미국이 중국과 수교할 당시 젊은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은 가장 먼저 중국을 방문한 의원단의 일원이었습니다. 이후 중국 주요 인사들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치열해진 2019년 5월에는 "중국은 경쟁 상대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의 바이든 비판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나밖에 중국에 대항할 수 없다는 호소나 다름없습니다.
1. 중국은 바이든 당선을 바라고 있을까?
그렇다면 중국으로서는 바이든 당선이 바람직한 것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미국에서 어느 때보다 반중 감정이 커지는 가운데 바이든은 기존의 자세를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의 대통령후보 지명 수락 연설에서 바이든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악당으로 지칭한 반면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 만연에 관해 중국에 설명 책임을 다하도록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민주당 광고는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무역전쟁에 패했다고 깎아내리고 있습니다.
요컨대 바이든은 자신이라면 중국을 더 잘 봉쇄해 미국의 이익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상황에 따라 자세를 바꾸는 것은 정치인의 상례이고, 그 변절의 좋고 나쁨은 여기서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이든의 궤도 수정이 중국에 트럼프와는 또 다른 압력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계 영자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8월 말 바이든의 중국 정책에 극적으로 변화하는가? 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는데, 여기서는 바이든과 트럼프 어느 쪽이 더 위협적이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에도 중국에 낙관할 수 없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2. 바이든의 국제주의란?
중국도 경계하는 바이든의 전략은 어떤 것인가?
극소수 추종자들이 결정권을 거의 독점하는 트럼프 진영과 달리 바이든 진영에는 2,000명 이상의 외교안보 전문가가 모여 20개 이상의 주제별 팀으로 편성돼 있습니다.
팀 바이든의 방침은 한마디로 국제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다른 나라가 따라 오지 않고, 비록 미국 혼자라도, 어쨌든 돌진해 상대에게 충격을 주는 트럼프류와는 대조적으로, 많은 나라를 끌어 들인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는 중국 정책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이든은 트럼프가 결정한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취소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WHO뿐 아니라 중국은 국제기구에 대한 출연금을 늘림으로써 국제적인 발언권을 키워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비판하며 국제기구와의 관계를 축소시켜온 셈이지만 바이든 진영은 이와는 반대로 국제기구와의 관계를 강화해 중국의 발을 흔들어보겠다는 것입니다.
이 방침은 트럼프식과는 다르지만 중국으로서는 방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결 같습니다.
3. 무역 마찰의 인계
그러면, 팀·바이든의 중국 정책을, 무역을 중심으로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바이든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미국 경제를 오히려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관세 인상 응수가 제조업 원가를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최대 농산물 시장인 중국에 접근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가 낮아질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망했습니다. 다만 무조건 관세가 인하될지는 의문입니다.
미·중 관계에 정통한 GFM에셋 매니지먼트의 투자 자문역인 탈리크 데니슨은 바이든 진영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오히려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바이든 정권이 탄생할 경우, 미국은 관세의 인하를 교섭 카드로 사용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외국 기업의 첨단기술에 관한 정보를 반강제적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국내 시장에 대한 외자 진출 제한 등의 무역관행을 고치도록 중국에 요구하는 압력은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에도 계속될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4. 무역블록에서의 중국 봉쇄
트럼프 정권은 TPP(환태평양 파트너십 협정) 에서 일방적으로 이탈해, 일본을 포함한 각국에 양자간의 자유무역 협정의 체결을 요구해 왔습니다.이에 대해 바이든은 TPP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재협상을 통해 다자간 무역협정을 다시 맺겠다는 방침입니다.
TPP에 가까운 형태의 자유무역 지역은, 중국에 있어서의 압력이 됩니다.
명칭과 달리 자유무역협정에는 자유에 반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협정을 맺은 나라끼리의 물건, 돈, 사람의 이동 규제가 완화되는 반면, 그 이외의 나라에 있어서는 사실상, 참가의 장벽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 미국이 이탈할 때까지, TPP 멤버 12개국의 GDP의 합계는 세계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TPP에 준하는 협정이 생기면, 거기에 참가하지 않는 중국에 있어서는, 아시아·태평양에 바리케이드를 치는 것에 가깝습니다.
5. 동맹의 재구축
바이든식 국제주의에서 관건은 동맹국과의 관계 복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America First'는 지나치게 방어적이기 때문에 공격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어쨌든 화웨이 축출 등을 포함한 중국 봉쇄는 동맹국으로부터 거의 협력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냉전시대 미국은 일본을 포함한 서방선진국에 동쪽 공산권과의 거래를 제한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 당시에는 미국의 시장을 개방함으로써 동맹국에 대해 소련이나 중국과의 거래 삭감으로 발생한 손실의 보전을 인정했습니다. 이런 조치 없이 그냥 미국에 맞추라고 해도 트럼프 행정부에 맞설 나라가 많지 않은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주둔 미군의 경비를 둘러싼 문제는, 이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선진국 가운데 미국이 고립되는 것은 중국에는 포위망의 율로 비칩니다. 아시아문제 전문가로 조지 W 부시(주니어) 행정부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근무한 마이클 그린과 에반 메데로스는 미국이 동맹국의 신뢰를 잃은 것을 코로나 문제와 홍콩 분쟁문제에서 효과적으로 중국에 압력을 가하지 못한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와 대조적으로, 바이든이 동맹국을 포함한 각국의 협력을 얻어내면, 중국 포위망은 강해지기 쉽습니다.중국이 바이든 당선을 경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6. 인종 문제의 본가
마지막으로 인종문제에 대해 언급하면
팀 바이든의 일원인 뉴아메리칸안보센터의 엘리 래트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과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의 인권문제를 무역문제의 도구로 이용했다고 비난합니다.
하기야 역대 미국 정부를 보면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인권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은 대통령은 없습니다. 따라서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인권문제를 무엇보다 우선시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해외 인권문제에 열심인 쪽은 트럼프 정권을 지탱하는 공화당보다 전통적으로는 오히려 민주당입니다.1989년 천안문 사태 때도 당시 조지 W 부시(시니어) 대통령의 반응은 냉담했지만 이를 발끈해 중국 제재로 몰고 간 것은 민주당이 과반수를 쥐고 있던 의회였습니다.
그렇다면, 지지 기반의 리버럴파의 의향을 받아들이는 것이, 당파를 넘어 미국에 소용돌이치는 반중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하면, 바이든 진영이 홍콩 문제로 보다 강경한 제재를 중국에 과할 공산은 큽니다. 그래서 글로벌타임스가 바이든 정권이 탄생할 경우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중국의 인권문제를 부각시키기 쉬워진다고 경계하는 것이 이상할 게 없는것이죠.
분명한 것은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중국은 안심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넘어지든, 11월의 대통령 선거는 미 중 갈등의 한 고비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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